잠이 보약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잠 부족 국가 1위로 꼽힙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으로 인해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삶의 1/3을 차지하는 수면은 신체 회복, 호르몬 분비, 에너지 보존, 기억 전환 및 저장 등 다양한 이유로 매우 중요합니다.
수면이 왜 중요한가요?
수면은 낮 동안 소모된 에너지를 충전하고 근육의 이완 및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수면 중에는 생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며, 세포 재생을 돕습니다. 이와 더불어 심장, 폐, 위장, 뇌 등의 신체 기관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을 맞추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특히 수면은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렘수면 단계에서 우리 뇌는 하루 동안 학습한 기억과 정보를 재정리하고 이를 장기 기억으로 전환합니다. 반면, 수면이 부족한 경우, 치매와 관련된 뇌의 노폐물 농도가 증가하여 뇌 신경회로와 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수면이 이렇게 중요한데, 왜 우리는 늘 부족하다고 느낄까요?
우리가 수면이 부족한 이유
개인의 체질, 환경, 건강 상태에 따라 수면 부족을 느끼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수면 부족을 느끼는 주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면의 질 저하: 양질의 수면은 자고 일어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는 느낌과 함께 낮 동안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깊은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거나, 꿈을 많이 꾸거나, 자주 잠에서 깨는 경우에는 양질의 수면을 취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잠들기 어려운 경우: 침대에 누워 한참을 기다려도 잠이 오지 않아 전체적인 수면이 짧아지는 경우입니다. 초기에는 잠들더라도 금방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경우 수면 부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잠에서 일찍 깨는 경우: 쉽게 잠들고 중간에 깨지 않더라도, 충분한 수면시간(7-8시간)을 채우지 못하며 새벽에 깬 뒤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주로 노화나 계절 변화로 인한 수면 패턴의 변화와 관련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
- 심리적 문제: 불안, 걱정,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은 불면증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 불규칙한 일상 생활: 불규칙한 생활 패턴, 잦은 근무 시간 변동, 또는 여행으로 인한 시차 변화 등은 생체 시계와 수면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환경적 요인: 잠들기에 시끄러운 소음, 불편한 침대나 베개, 너무 밝은 조명, 너무 덥거나 추운 온도 등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기타 수면 장애: 심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 장애 등의 수면 장애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신체적 문제: 통증, 염증으로 인한 열, 몸살기운, 불편한 수면 자세, 피부 염증으로 인한 가려움 등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수면 부족, 우리 몸에 생기는 문제는?
1. 면역력 저하: 수면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집니다. 면역 세포인 NK 세포의 수와 기능을 감소시키고 면역 기능을 하는 CD4+ T 세포의 수를 감소시킵니다. 연구에 따르면 평균 수면시간이 약 7시간 이하인 경우, 그 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보다 면역력이 4.2배 정도 낮습니다.
2. 집중력 저하: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낮 동안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집중력 저하는 업무 능력, 학업 능력의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3. 우울감 증가: 양질의 수면은 몸을 회복시키며, 부정적인 기분도 숙면 이후에는 호전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면이 부족하면 이 과정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우울감, 짜증, 잦은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불면증 환자의 50% 이상이 우울증 및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고 반대로 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도 불면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심혈관 질환 문제: 수면 중에는 자연스럽게 혈압이 10% 정도 떨어지는데 수면 부족이 계속되면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혈압 상승 및 혈관 수축으로 인한 심혈관계 위험이 증가합니다. 2017년에 진행된 서울대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중증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정상인 대비 17배 높고, 불면증 환자는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 체중 증가: 수면이 부족하면 섭식 행동을 조절하는 그렐린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즉, 숙면은 식욕을 안정화시킨다는 의미인데요, 불면이 지속되면 폭식, 과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가 늘어 과식하거나 단 음식을 찾게 됩니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호르몬 불균형을 야기하고 신진대사를 방해하며, 체내에 설탕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지방이 분해되지 않아 체내에 축적되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수면에도 빚이 있다? 수면 부채
필요한 만큼의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수면 빚(sleep debt)이 쌓입니다. 이는 적정 수면 시간에서 실제 수면 시간을 뺀 값을 말합니다. 수면 빚이 쌓이면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신체는 불면이 쌓이게 되면, 자율적으로 하루 몰아서 자거나 다음 날 일찍 잠들게 하여 수면 빚을 해소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회복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만성적인 불면으로 이어져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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